카스틸리오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디자이너로서 밀라노 공과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다고 한다. 세계2차대전 종전 직후인 1944년, 형 리비오, 피에르 지아코모와 함께 건축사무소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디자인 활등을 시작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일상을 관찰하고, 실험적인 아이디어로 기능성이 돋보이는 제품들을 선보였다. 평범해 보이지만 비범한 그의 제품들은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디자인의 정석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카스틸리오니는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공간 디자이너로도 활동했다. 480여 공간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였고, 150개 이상의 제품을 디자인했으며, 단일제품 15001500만 개 판매라는 신화를 쓴 카스틸리오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최고의 영예인 황금 컴퍼스상을 무려 8번이나 수상했다.
카스틸리오니의 작품들을 보면 '예뻐서 예술작품같다'보단 '어? 이거 어디서 봤던 건데' 혹은 '와 아이디어 진짜 좋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그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보면 모두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이다. 단순히 예쁘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을 고려하여 제품을 디자인한 것이다. 사실 사용자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UX적인 사고이다. 카스틸리오니는 UX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인 20세기의 사람이지만, 시대를 앞서간 사고로 디자인에 임했던 것이다.
카스틸리오니는 예쁜쓰레기를 아주 싫어했다고 한다. 기능성 없는 제품은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실용성을 강조한 카스틸리오니의 철학이 부여된 만큼 많은 그가 디자인한 많은 제품들은 아직까지도 실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몇십 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유용할 만큼 가치가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카스틸리오니가 장사가 끝나고 식당구석에 매일 의자와 테이블을 쌓아두어 정리하는 걸 보고 생각해낸 접이식 테이블이다. 공간을 최소화하면서 테이블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고안해 낸 테이블인데, 이 테이블이 만들어 진지 오랜 시간이 지난 현재도 편의점 같은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 테이블의 특징은 둥근 테이블의 끝에 작은 구멍이 나있는데 이 구멍으로 식탁을 벽에 걸 수 있다고 한다. 식탁을 벽에 걺으로써 액자처럼 인테리어 용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카스틸리오니가 디자인한 제품중에 현재에도 많이 사용되는 제품인 중간 스위치이다. 이 중간 스위치는 긴 전선을 끄고 키는 것이 불편하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고안되었는데, 현재는 전선이 있는 수많은 제품에 사용된다. 디자인 당시 그가 저작권을 등록했으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고 한다. 카스틸리오니는 누가 디자인했는지 모르지만 일상생활에서 없으면 안될 디자인, 그런 디자인이 가장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대로 3다리 테이블이나 중간 스위치는 누가 디자인했는지는 모르지만 일상생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이 되었다.
신기한 모양으로 생긴 이 숟가락은 SLEEK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당시 스푼을 디자인해 달라는 의뢰를 받아 디자인했다고 한다. 땅콩버터는 일반 스푼으로는 병의 바닥까지 닿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는 땅콩버터를 효율적으로 풀 수 있는 스푼의 모양을 고려해 디자인했다고 한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푸른색 계열의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스푼은 겉모습도 예뻐서 소장욕구를 일으켰다.
이 외에도 그가 디자인한 재미있는 재품들이 많다.
그의 많은 디자인 작품들은 한 가지 이상의 아이디어를 담고 있다. 카스틸리오니가 디자인한 전화 의자는 마치 자전거의 안장에다 기둥을 붙인 모양이다. 당시는 선반 위에 전화기가 올려져 있거나 벽에 전화기가 달려있어 전화 통화 시 일어나 있어야 했다고 한다. 카스틸리오니는 전화를 하는 도중 잠깐잠깐 앉았다 일어날 수 있는 의자를 만들고 싶었고, 자전거 안장에 기둥을 더한 의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해당 의자 아랫부분은 평평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간단히 앉았다 쉽게 일어설 수 있는, 넘어가지 않는 의자를 위해 저렇게 디자인했다고 한다.
왼쪽 사진의 고양이 조명은 고양이들이 따뜻한 곳을 좋아해 따뜻한 곳에만 머무르려 하는 것을 보고 디자인했다고 한다. 조명을 켜면 의미 없는 열이 방출되는데 그 열을 이용해 좁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에게 작은 안식처를 만들어 준 것이다. 실제로 조명에서 나오는 열이 적당히 따뜻해서 고양이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고양이를 위한 발상이 귀엽고 따뜻하다.
딸을 위해 만들어준 책상과 의자, 평소 작은 의자엔 딸이 높은 의자엔 카스틸리오니가 마주 앉아 이야기하길 좋아했던 곳이라고 한다.
카스틸리오니는 항상 궁금증에 찬 아이 같았다고 한다. ‘왜’라는 질문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의 전시회 끝에는 벽에 그가 남긴 말인 ‘디자이너는 궁금해야 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호기심은 다른 말로 하면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있는 모든 물건에 한 번의 ‘관심’을 가질 정성도 없다면, 좋은 디자이너가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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